우리나라 전통의 술 발효제로서, 술의 발효와 숙성 중에 주원료로 사용되는 호화된 곡물(찹쌀, 멥쌀, 보리, 밀, 옥수수, 수수, 조 등)의 전분질을 분해, 당화시켜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이자 발효원으로, 알코올 발효의 중요한 원료가 된다.
전통적으로 누룩은 밀과 보리, 쌀, 기장, 조 등의 곡물을 이용하여 만들어 왔는데, 술의 주원료가 되는 전분질 중심의 곡물이면 다 가능하다. 이 곡물들을 낟알 그대로 이용하거나 파쇄하여 쓰는데, 건조된 곡물과 낟알 형태 그대로는 누룩곰팡이나 효모의 번식이 곤란하므로 파쇄하여 사용하는 것을 위주로 하되 적정량의 수분과 미생물의 증식에 적당한 온도를 제공함으로써, 증식활동이 활발해지도록 조건을 조성해주는 것이 좋은 누룩을 만드는 비결이다.
이러한 누룩은 한자로 ‘곡자(麯子)’ 또는 ‘국자(麴子)’라고도 표기하는데, 여기서 곡자는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균, 젖산균 등의 미생물이 공기나 재료, 그리고 누룩을 띄울 때 사용하는 초재(草材)에서 자연적으로 접종되어 증식된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고유의 양조법은 이 누룩을 이용하여 재료인 쌀의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일으키는 것으로, 예로부터 이 누룩을 ‘곡자’라고 불러왔다.우리나라 고유의 양조법은 누룩을 이용하여 재료인 쌀의 당화와 발효를 동시에 일으키는 것으로, 예로부터 누룩을 ‘곡자’라고 불러왔다.
국자는 살균한 배지에 특정한 곰팡이균을 인공적으로 접종하여 필요로 하는 미생물만을 집중적으로 배양, 육성한 것으로, 일본의 양조방식에서 유래한 ‘입국(粒麴)’이나 요즘의 ‘개량누룩’을 가리킨다. 결국 국자는 전분분해효소를 분비하는 국균(麴菌)만이 존재한다고 할 수 있으므로, 조효소제나 정제효소제로서의 기능이나 역할밖에 담당하지 못한다.
따라서 곡자와 입국 또는 개량누룩의 차이는 전분을 당화시키는 전분분해효소(아밀라아제 : Amylase, 프로티아제 : Protease)를 분비하는 누룩곰팡이 외에 젖산균이나 효모의 존재 유무로 구별된다고 하겠다. 입국이나 개량누룩을 이용하여 술을 빚을 때, 배양효모와 젖산을 투입해주어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으며, 우리 고유의 양조방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술 빚기에 따른 누룩의 제조는, 설사 그것이 사람의 손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할지라도, 자연 상태의 누룩곰팡이와 효모, 젖산균의 접종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져 배양된 것이므로, 국자의 의미와는 다르다고 생각되기에 국자라고 하지 않고 곡자라고 불러왔던 것이다.
이러한 전통누룩을 이용한 술 빚기는, 누룩에 자란 누룩곰팡이(황곡균 : Aspergillus oryzae, 백곡균 : Asp Luchuensis mut. Kawachii, 흑곡균 : Asp awamori)를 주로 하여 젖산균(Homo lactic acid bacteria)과 효모(사카로마이세스 코리아누스 : Saccharomyces coreanus, 사카로마이세스 세르비제 : Saccharomyces crerevisiae)가 공생 공존하여 술의 발효에 관여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룩 속의 곰팡이는 발효 숙성시, 전분분해효소와 단백질분해효소를 생산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다. 누룩은 술의 숙성 중에 전분을 분해, 당화하여 포도당으로 만들어주는 효소원의 원료로서, 이 아밀라아제 효소가 전분질을 분해한 후 당화시키고, 젖산균 또는 유산균을 생성시키는데, 이때 생성된 산은 효모를 활성화시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시키게 된다. 이 때문에 술을 빚어 두면 인위적으로 불을 가하지 않더라도 부글부글 끓는 소리가 나고 수많은 기포가 생성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누룩은 반드시 ‘띄우는 과정’을 거쳐야만 그 기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를 ‘발효’라고 한다. 누룩의 재료가 되는 밀 등의 전분질에 적당량의 수분을 가하고 상온에서 보온을 하는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젖산균과 물, 공기, 볏짚 등이 상호 작용하여 누룩곰팡이가 자라게 된다.